실크로드’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학술계에만 국한된 전문적인 용어가 아니다. 실크로드가 이처럼 대중화된 이면에는 동서문명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그것이 지닌 역사적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여전히 ‘동서문명의 가교’였다는 식의 원론적인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실크로드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동태적인 의미부여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본 강좌는 바로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지만 초점을 몽골제국이 세계를 제패했던 13-14세기에 맞추어 진행시킬 예정이다.

왜냐하면 몽골의 시대는 유라시아 대륙을 아우르는 실크로드의 작동과정이 단지 동과 서의 교류만이 아니라 유목민과 정주민이라는 남과 북의 격렬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몽골시대의 실크로드의 존재양상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팍스 몽골리카의 실상을 분석하고, 나아가 그것이 지구상의 여러 지역들이 하나의 역동적인 실체로 연동하기 시작하는 세계사의 탄생과정을 설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관점이 기존의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라는 틀에서 벗어나 유라시아라는 보다 넓고 열린 틀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